[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영국에서 주 4일제 실험을 시행한 기업 중 다수의 기업이 매출 증대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시민운동단체인 ‘주4일제 재단’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6개월간 주 4일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참여한 모든 기업이 실험 종료 후에도 주 4일제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에 따르면 실험 기간 동안 17개 기업에서 약 10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동일한 급여와 업무량을 유지하면서 주 4일제를 체험했다. 그러자 일부 기관들은 전년도에 비해 매출 증가와 병가 일수 감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 중 런던에 본사를 둔 소프트웨어 기업 브랜드파이프는 매출이 거의 130% 급증했다. 제프 슬로터 브랜드파이프의 CEO는 “이번 실험은 브랜드파이프에게 엄청난 성공이었다”며 “주 4일 근무는 기업이 시도해볼 만한 매우 훌륭한 제도”라고 말했다.

브랜드파이프를 비롯해 수익 데이터를 제공한 네 곳 가운데 한 곳은 매출이 감소했으나 실험 직전 6개월과 비교시 세 곳은 실험 기간 동안 매출이 증가했다. 또 네 곳에선 실험 기간 동안 병가 및 개인 휴가일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아직 해당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이클 샌더스 런던 킹스칼리지 공공정책 교수는 “해당 실험에 참여한 기업들은 애초에 주 4일 근무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은 곳일 수 있다”고 봤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주4일제 재단 측은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에서 진행된 실험들은 다양한 산업군의 수백 개 기업이 참여했고, 이들은 열의와 헌신의 수준이 제각기 달랐다”고 설명했다. 실험에 참여한 한 CEO도 “앞으로 10년 안에 대부분의 조직이 이 제도를 시행하게 될 거라고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2022년에 실시된 대규모 영국 실험에도 61개 기관이 참여했는데, 이들도 대부분이 단축 근무제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비슷한 시기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진행된 실험에서도 기업들은 대부분 이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국내에서도 주 4.5일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경기지역에선 민간기업 67곳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등 68곳 등을 대상으로 주 4.5일제 시험사업에 돌입했다. 이는 임금 축소 없이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커리어 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 10명 중 8명 이상은 ‘주 4일제 근무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또 임금이 줄어도 주 4일제를 선택하겠다는 이들의 대답은 60%에 달했다.

실제 전자상거래플랫폼 카페24는 기존 월 2회 오프데이(휴무)를 매주 금요일 휴무로 확대해 7월 1일부터 주 4일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들의 평일 근무시간과 임금은 그대로다.

반면 주 4일제 및 4.5일제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도 존재한다.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엠아이(PMI)가 전국 19~69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주 4.5일제의 우려되는 점으로 ‘소득 감소 또는 근무시간 축소에 따른 부담’(29.4%)이 가장 높았다. 이어 ‘생산성 저하 및 업무 공백 발생’(25.4%), ‘업종·직군 간 형평성 문제’(24.0%)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