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일자리 밖’에 있는 2030세대가 지난달 16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직했거나, 취업 준비 중이거나, 집에서 그냥 쉬는 청년층이 1년 전보다 3만명 가까이 늘었다. 기업들의 수시·경력 채용 확대에 취업이 늦어지면서 젊은층의 주머니 사정도 나아지지 않고 있는 양상이다.

14일 국가데이터처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등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이거나,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또는 ‘취업준비자’로서 일하려는 의향이 있는데도 일자리 밖에 있는 2030대는 지난달 총 158만 9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2만 8000명 늘면서 코로나19 유행 시절인 2021년 11월(173만 7000명) 이후 4년 만에 최다치를 기록했다.

전체 2030대 인구(1253만 5000명)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7%로 집계됐다. 역시 2021년(13.0%)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다. 이는 청년층이 선호하는 대기업 중심으로 수시, 경력직 채용이 늘면서 취업이 여의치 않아진 이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해석되고 있다.

2030대 실업자는 35만 9000명으로 지난해 11월(33만 7000명)보다 2만 2000명 늘어났다. 11월 기준으로 실업자는 코로나19 시절인 2021년 37만 2000명에서 2022년 36만 9000명, 2023년 35만명, 2024년 33만 7000명까지 3년 연속 감소하다가 올해 다시 증가했다.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별다른 활동 없이 ‘그냥 쉬는’ 2030대는 71만 9000명으로 2003년 통계 집계 시작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30대도 첫 취업이 늦어지면서 일자리 밖에 머무는 이들이 늘고 있단 점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달 30대 초반 ‘실업자+쉬었음+취업준비생’은 38만 6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 8000명 늘었다. 30대 전체로 넓혀보면 62만명으로 전년보다 4만 5000명 늘었다. 코로나19 시절인 2021년에 50만명대(58만 6000명)였지만, 올해 60만명대로 올라선 것이다.

30대 쉬었음 인구는 31만 4000명으로 1년 전보다 6000명 늘면서 역대 11월 가운데 최대를 기록했다. 실업자는 16만 4000명으로 2020년(20만 6000명)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았다. 취업준비생은 2022년(17만명)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은 14만 2000명이었다.

전체 30대에서 일자리 밖 인구 비율은 2021년 8.5%에서 2022년 8.0%로 내려갔다가, 2023년 8.2%, 2024년 8.4%에 이어 올해 9.0%로 올라섰다.

청년층의 주머니 사정도 나빠졌다. 취업에 성공했더라도 소득은 정체되는 반면 주거비와 이자비용 등 부담이 늘고 있어서다.

올해 3분기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흑자액은 124만 3000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2022년 3분기(-3.8%) 이후 3년 만의 감소다. 흑자액은 가구소득에서 세금·이자 등 비(非)소비지출과 식비·주거비 등 소비지출을 뺀 금액이다. 저축이나 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여윳돈이다.

3분기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소득은 503만 6000원으로 1년 전보다 0.9%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가구주의 가계지출(379만 3000원) 가운데 소비지출은 월평균 285만 9000원으로 1년 전보다 3.1% 증가했다. 소득은 물가상승률에 못 미칠 만큼 늘었는데 지출은 그보다 더 많이 늘어난 셈이다.

(사진=연합뉴스)